큰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어느 초겨울 아침, 아마도 슬럼프의 발전 단계였지 싶습니다. 딸들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각각 데려다 주고 와서 거실바닥에 앉았는데 큰 아이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몰려온 거죠.
남보다 뛰어나게 시킬 자신이 있어서 시작한 홈스쿨은 아니지만 남들만큼은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이나 뜻과는 상관없이 남들 따라가기도 버거운 형편이 되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상황을 벗어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은 터질 것 같고 온몸의 에너지는 빠져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이 증상으로 저는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때 한 음성이 제 가슴을 강하게 때렸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임을 너는 진심으로 믿느냐?”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앉아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이 음성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죠.
‘왜 이 질문이 지금 내 앞으로 배달되어 왔는가?’
이 질문의 포장을 풀면 그 안에서 무엇이 나올지 두려웠습니다. 그 겨울이 다 지날 즈음 이 질문의 포장을 조심스레 풀어나 가면서 제게 덕지덕지 붙어 있던 두껍고 질긴 모성애를 같이 뜯어내버렸습니다.
내 자식이 궁지에 몰린다 싶으면 말씀이고 뭐고, 약속이고 뭐고 안중에도 없이 펄펄 미쳐 날뛰고, 내 아이가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가 될까봐 노심초사하며,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 아이에게 가까이 올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성애를 남김없이 뜯어내고, 아이에게 세상이 감당치 못할 믿음을 가지라고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임을 너는 진심으로 믿느냐?”라고 물으시는 하나님에 대한 제 첫 고백이었습니다.
출 처 : 최에스더, 『성경으로 키우는 엄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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